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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특별 처방…명상에 몸 맡겨라”
작성자 : 부관리자
작성일 : 2018.08.27 / 조회수 : 487
[인터뷰] 강형원 원광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한국한의학연구원 미병연구단과 ‘심주신지(心主神志) 이론 과학화’ 앞장서
강형원 원광대학교 교수는 호흡과 신체 감각 집중 ‘마음챙김 명상’으로 불면을 치료하고 있다.

“온몸에 힘을 빼고 내 몸에 느껴지는 감각을 느껴봅니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을 따라 자연스러운 호흡에 집중합니다. 이것이 내 숨길입니다. 이것이 내 호흡이구나. 살면서 이렇게 내 호흡을 느껴본 적은 없었죠. 이 호흡은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는 나의 호흡입니다….

강형원 원광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가 불면증 환자와 책상에 마주 앉아 차분한 목소리로 환자의 명상을 유도한다. 10분간 명상이 진행되는 사이, 몇 달간 잠을 이루지 못하던 환자는 앉은 채로 스르르 잠이 든다.

강 교수가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그는 잠 못 드는 이들에게 특별한 처방을 내린다. 수면제나 신경안정제가 아닌 ‘10분 명상’이다. 강 교수는 1999년부터 불면증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약물로 불면증을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10분 명상... 호흡, 목, 어깨, 척추 감각에 집중하다

“양방과 한방의 불면증 치료 중 가장 큰 차이점은 ‘수면제’ 투여 여부죠. 한방에서는 음양오장육부의 조화에 초점을 두고 불면을 치료합니다. 한방 치료는 수면제처럼 즉각적으로 수면을 유도하지는 않지만 환자가 스스로 수면 리듬을 찾아가도록 돕습니다.”

불면증에 사용하는 치료법은 크게 마음챙김 명상, 한약, 침이다. 그 중 강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마음챙김 명상’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환자의 머릿속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을 신체 감각으로 바꿔주는 명상법이다. 그는 “마음챙김 상태는 지금 이 순간 내 안의 신체감각, 감정, 생각, 기억, 주변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명상은 5분간 호흡에 집중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 뒤 목, 어깨, 근육, 척추 등 신체 곳곳에 감각에 집중하는 ‘신체감각 명상’으로 이어졌다가 다시 호흡으로 마무리된다. 환자는 강 교수가 들려주는 ‘수면유도문’에 맞춰 명상을 진행한다. 환자는 수면유도문을 녹음해뒀다가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녹음파일을 틀어 명상 훈련을 한다. 강 교수는 “누구나 수면유도문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명상 관련 스마트폰 앱(App)을 만드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했다.


■ 명상·침치료 뇌에 미치는 영향 연구

강 교수는 2015년 미병연구단과 공동으로 수행한 ‘불면증 환자의 정량화뇌파’ 연구를 통해 침치료가 불면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강 교수는 그동안 지켜본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는 한국한의학연구원 미병연구단과 함께 ‘심주신지(心主神志) 이론 과학화를 위한 심장 평가시스템 개발 및 임상시험 모델 구축’ 연구를 하고 있다.

심주신지는 ‘심장이 정신을 주관한다’는 뜻으로 이 연구의 목표는 긍정적인 명상과 스트레스 명상을 할 때 나타나는 뇌와 심장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것이다. 연구팀은 정량화뇌파와 24시간 활동 심전도 측정을 통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 외에도 강 교수는 2015년 미병연구단과 공동으로 수행한 ‘불면증 환자의 정량화뇌파’ 연구를 통해 침치료가 불면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임상실험에 참여한 불면증 환자에게 주3회 2주간 침치료를 한 후 자가보고설문지(ISI, PSQI)를 작성하게 하고 환자들의 뇌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침치료 후 수면을 유도하는 알파파가 증가하고 뇌 후두부의 연결성이 높아짐을 확인했다. 강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침치료가 불면증에 대한 신경생리학적 변화에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의학 역할? “인간성 지키는 것”

강 교수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보통 불안증, 우울증, 합병증, 분노조절 장애, ADHD 등의 증상을 보인다. 불면증 하나의 증상만으로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의 질병에 불면이 따라다닌다는 의미다.

불면이 생긴 원인은 가족사, 대인관계, 직장과 미래, 취업 준비, 자녀 등 다양하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신체 리듬이 깨지는데 이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수면 리듬이다.

그는 “불면증은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 등이 재발하거나 심각한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신체가 보내는 신호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불면증을 방치하면 기존에 앓던 질환이 악화되거나 망상증이나 감정 조절 능력 상실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강 교수는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수면환경 개선, 그리고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를 미리 단정 짓거나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의학의 역할은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여러 분야에서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불면증 치료를 비롯해 진맥, 심리치료, 소통과 공감 등은 한의학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대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한의학 진료 절차를 표준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주관적인 한의사의 치료내용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만들면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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